서사는 사건의 진행 과정이나 사물의 움직임과 변화를 시간적 추이에 따라 구체 적으로 풀어 이야기하는 방법이다. 공간이 핵심적인 범주로 기능하는 묘사와 달리 서사는 시간이 핵심적인 범주로 기능하는 글쓰기이다.
서사의 기술 양식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의 형식으로 하나의 이야기 형식을 담고 있다. 이 이야기 의 형식 때문에 소설을 서사의 대표적인 글쓰기 양식으로 거론한다. 하지만 소설은 문학 작품들만을 대상으로 한 서사의 대표적인 글쓰기 양식일 뿐이다.
서사의 양식에 해당되는 글쓰기의 종류는 소설 이외에도 신문기사나 일기, 한 인물의 전기나 행장, 형사들의 사건일지나 공사 현장의 보고서, 판검사의 공소장이나 판결문 등 우리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서사의 외연을 글쓰기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른 매체로 확장할 경우 TV의 코미디나 뉴스 프로그램, 스포츠 중계 나 무용, 강의의 진행 등 우리들의 일상생활 가운데 서사 아닌 것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로 서사는 우리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서사의 방법
어떤 기술 방식이 서사로 분류되려면 '이야기(story)'와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화자 (narrator)'가 필요하다. 한편 화자가 이야기를 전달할 때 플롯(plot)과 시점(point of view)의 문제가 발생한다. 플롯이란 일련의 연속적인 사건들을 하나의 의미 있는 전체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서사문의 사건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의미의 연계성을 가진 일련의 사건을 가리킨다. 따라서 서사문을 쓸 때에는, 움직임의 각 과정이 어느 한 중심을 향하여 서로 적으로 연관되도록 조직해야 한다. 특히 여러 가지 사건들이 하나의 중심(주제)을 보기 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서 문이 반드시 모든 사건과 행위를 시간적 순서에 따라 기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사문에 서 다루고 있는 사건의 완결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시간적인 순서를 뒤바꾸는 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정한 시간 동안에 완결된 사건을 기술한다고 해서 그 사건과 관련된 모든 행위가 다 기술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묘사문을 작성할 때 선택과 배제의 원칙이 중요한 것 처럼, 서사문을 작성할 때에도 선택과 배제의 원칙은 중요하다. 서사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사건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또한 기술된 내용은 통일된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이 두서없이 횡설수설하여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서사문에 담기는 사건과 행위들이 의미의 완결성과 통일성을 갖추지 못할 경우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서사문을 작성할 때에는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본질적인 것과 부차적인 것을 구별하고 그중에 서 중요하고 본질적인 것을 포착하는 선택의 원리와, 선택된 것들을 일정한 질서에 따라 조직함으로써 완결된 의미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배열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한편 서사문에서 시점(視點)이란 화자와 표현된 세계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이다. 즉 시점이란 단순히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의 지각과 사고와 감정을 통해 글의 세계를 그리는 가의 문제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시점으 화자은 화자의 태도에 따라 전지적 시점과 제한적 시점으로 나뉘고, 화자가 서술된 세계에 등장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으로 나뉜다. 서사문을 쓸 때에는 이야기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시점을 선택해야 서사적 긴장을 유지할 수 있다.